해수부가 연구용역 계약의 약 80%를 해수부 출신이 많이 진출한 기관과 민간회사에 맡겼다는 보도가 2일 나오자 해수부가 내놓은 해명이다. 해수부 퇴직 공무원이 해수부 발주 연구용역을 집중적으로 따내더라도 이는 ‘유착’이 아니라 ‘확률’의 문제라는 설명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수부를 향한 여론의 따가운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양 안전의 주무부처인 해수부가 납득하기 어려운 황당한 ‘해명’을 남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이달 5일까지 해수부는 60건이 넘는 보도해명자료와 해명을 뒷받침하는 참고자료를 발표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사고 직후 언론에서 오보가 많이 나왔는데 그건 정보 혼선에서 빚어진 경우가 많다고 보고 해명자료를 내지 않았다”면서 “이후 해수부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늘어 해명자료를 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오보’가 이어질 때 대응하지 않은 점도 납득이 가지 않지만 ‘해수부 마피아’ 비판기사 등 부처와 직결된 내용이 나오자 해명에 나섰다는 것도 적절한 대응으로 보기 어렵다.
그나마 내놓은 해명조차 사실과 다르거나 변명으로 일관한 경우가 많았다. 해수부는 한국선급이 독점하는 선박검사 시장을 해외에 개방해야 한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지난해 12월 받았지만 이를 묵살했다는 보도에 대해 “(용역 결과에) 최소 3년의 유예기간을 두라는 내용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용역을 맡았던 해양수산연구원은 “준비가 되면 언제든 개방하라는 취지였다”라고 반박했다. 해양사고 대응방안 매뉴얼에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개발’이란 문구가 삽입됐다는 지적에는 “사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보도하자는 것이었다”라는 어이없는 답을 내놨다. 취재기자들의 전화를 피하면서도 해수부에 해가 되는 보도에는 채 몇 시간도 안 돼 해명자료를 배포하곤 했다.
세월호 참사라는 역사적 비극 앞에서 부실한 해명자료를 남발한 채 큰 파도가 넘어가기만 기다리는 듯한 그들의 모습에서 해수부 마피아가 이번 사고의 책임을 결코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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