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왜 거기 들어갔는지. 나한테 말했다면 가지 말라고 말렸을 거예요. 결국 죽어서 돌아왔는데…. 그게 훌륭한 일인가요. 거기(세월호 사망자) 내가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도 있어요.”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 도중 숨진 민간잠수사 이광욱 씨(53·사진)의 둘째아들 이모 군(18)은 6일 목포한국병원 시신안치실 앞에서 기자를 만나 이렇게 울먹였다. 이날 비보를 듣고 이 군과 함께 달려온 이 씨의 어머니, 여동생, 처남, 큰아들은 오후 3시경 시신안치실에서 이 씨의 얼굴을 확인하고 통곡했다.
가족들과 지인에 따르면 숨진 이 씨는 잠수 경력 30년의 베테랑 잠수사였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 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잠수 일을 했고 안산화력발전소 건설현장, 청평댐 수문 교체 등에 참여하는 등 전문 경험을 보유한 잠수사”라고 설명했다. 20년 전 고인이 된 이 씨의 아버지도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5기 출신으로 베테랑 잠수사였다. 한 지인은 “바다에서는 무서울 것이 없는 부자(父子)였다”고 말했다.
이 씨의 처남은 “매형의 둘째아들이 사고를 당한 단원고 학생들과 동갑이다. 그 때문에 더 마음이 쓰여 진도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구조 작업 중 숨진 이 씨의 경우 법률에 따라 의사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천재지변이나 수난(水難), 화재 등으로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을 구하다가 숨지거나 부상을 당한 구조자를 의사자로 지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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