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아버지·남편” 채동욱 퇴임사 다시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7일 17시 24분


채동욱 전 검찰총장. 동아일보 DB
채동욱 전 검찰총장. 동아일보 DB
채동욱 혼외아들

검찰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 군이 채 전 총장의 아들이 맞다고 사실상 확인하는 발표를 한 가운데, 채 전 총장의 퇴임사도 재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6일 일부 언론은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혼외아들을 숨겼다고 보도했다. 이에 채 전 총장은 정정보도 청구와 유전자 검사까지 응하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 여인도 언론에 "채동욱 총장의 아들이 아니다"라는 편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9월 13일 법무부가 채동욱 총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버티던 채동욱 총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 때부터 평검사 회의에서 채동욱 총장 사퇴 만류 등 내부 반발 기류가 형성됐다. 다음날인 14일 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은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긍지를 안고 살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24일 채 총장이 언론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정정보도 청구소송 제기했고, 그를 두둔하는 여론의 비난이 거세졌다.

결국 28일 청와대는 채동욱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고, 채 총장은 30일 퇴임했다. 취임 180일 만에 일이다.

채동욱 총장은 퇴임사에서 "39년 전 고교 동기로 만나 누구보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아내, 하늘나라에서도 변함없이 아빠를 응원해주고 있는 큰 딸, 일에 지쳤을 때마다 희망과 용기를 되찾게 해준 작은 딸, 너무나 고맙습니다.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밝혀 혼외자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7일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 "혼외자 의혹이 진실하거나 진실하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혼외 아들로 의심된 채모 군에 대한 유전자 검사는 하지 않았지만 여러 증거자료에 의해 혼외 아들이 맞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채 군의 어머니 임모 씨가 채 군을 임신한 2001년 산부인과 진료기록과 채 군의 초등학교 학적부, 또 지난해 작성된 채군의 유학신청 서류의 아버지 칸에 채동욱 검사로 기재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채 군의 돌 무렵인 2003년 7월께 세 사람이 찍은 가족사진도 증거로 내놓았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이 임신 단계부터 출생, 성장과정, 유학까지 중요한 대목마다 아버지로 표기되거나 처신해왔고 임씨도 채 전 총장을 채 군의 아버지로 대하는 행동을 해왔다"며 친자 관계를 간접 사실과 경험칙에 의해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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