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 안강병원 병원장은 골반 통증이 느껴지면 방치하지 말고 재빨리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강병원 제공
골반과 엉치, 혹은 고관절(엉덩관절) 부위의 통증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골반 통증이란 보통 배꼽 아랫부분의 통증을, 엉치 통증이란 허리 아랫 부분의 통증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외측(바깥쪽) 고관절 부위를 골반 혹은 엉치라고 말한다. 정확한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외측 다리 윗부분, 혹은 외측 고관절 부위라고 해야 한다.
골반 통증은 자궁, 난소, 요로, 성기 등 내장의 통증에 의한 것도 있지만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문제가 아닌 신경이나 근육, 힘줄의 문제로 생기기도 한다.
일례로 50대 후반 직장인 박모 씨는 10년 전부터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하면 앞쪽 골반 부위가 땅기고 순간적인 통증을 느꼈다. X선 검사를 했지만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 방치했다. 최근에 등산을 하고 온 날이면 골반 부위에 심한 통증이 몇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알고보니 고관절 부위가 심하게 망가진 골관절염이었다.
만약 박 씨가 10년 전에 병원을 찾았더라면 ‘고관절 포획증후군’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진단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온 상태였다.
골반 통증은 여러 원인에서 비롯된다. 의사가 진단할 때는 서둘러 각종 촬영을 하기보다는 손으로 만지고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허리, 내장, 고관절, 근육 등 여러 부위의 문제를 고려해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우선 고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를 체크하면 문제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사타구니 쪽을 지나는 근육을 통해서는 힘줄이나 근육이 손상됐는지를 알 수 있다. 허리를 만져보면 척추의 병을 알 수 있고, 하복부를 만져보면 내장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X선이나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검사를 해야 정확할지는 손으로 직접 만지는 검사로 대부분 판별된다.
직장인 유모 씨(50)는 일어나 걸으려 할 때마다 엉치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 처음엔 걸을 만했지만 100m만 걸으면 엉치가 아파서 허리가 저절로 구부려졌다. 허리를 펴려고 하면 “악” 소리가 났다. 허리 문제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엉치 통증이었다. 엉치 통증이 지속되면 허리가 굽고 팔자 걸음걸이가 된다.
엉치에 나타나는 통증은 대부분 허리에 관련된 신경의 문제이므로, 허리 문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허리를 지나서 엉치로 가는 신경은 흔히 마찰이 심해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허리를 지나는 신경은 주로 다리를 향하지만, 일부 신경은 엉치나 고관절 부위를 지배한다. 이 때문에 검사를 통해 어느 신경의 문제인지 확인해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골반이나 엉치의 통증은 진단이 정확하면 치료는 어렵지 않다. ‘FIMS’라는 치료법은 신경이나 혈관이 다치지 않도록 고안된 특수바늘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신경이 마찰되는 부위에 들어가 신경이 마찰되지 않도록 주위 조직과의 유착을 막아주고 두꺼워진 신경을 정상화해 마찰되지 않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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