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떤 정치 지도자도 9·11테러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일상의 생활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지 않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서울특파원 출신인 에번 램스터드 스타트리뷴지 경제 에디터(사진)는 12일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석좌 논단’에 실은 ‘세월호 비극이 한국에 경제 붕괴를 일으키고 있다’는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램스터드 에디터는 “(세월호 참사가) 많은 면에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전제한 뒤 “한국의 어떤 유명인도 9·11테러 당시 뉴욕의 토크쇼 호스트인 데이비드 레터먼이 그랬던 것처럼 ‘됐어, 이제 앞으로 나가자’라고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월호 참사로 국민들이 소비와 경제활동을 멈추면서 자영업 등을 중심으로 경제적 타격이 오고 있는데도 정치인과 관료, 개혁가 등은 자신을 보호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램스터드 에디터는 대기업 수출에 편중된 한국 경제는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는 구조개혁이 필요하지만 이번 사건은 이를 추진할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자원을 침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뒤 쇼크와 분노, 격분과 비판, 부끄러움 등으로 인한 한국인들의 집단 의욕 상실현상이 실물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치명적 경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SIS 한국 석좌는 한국계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맡고 있으며 이번 글이 실린 한국석좌 논단은 삼성전자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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