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객을 구조하지 못한 것은 구원파가 아니라 해경 책임이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경기 안성시 보개면 금수원 신도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신도들 모두 예수님 믿지 않습니까. 성경에도 예수님이 도망가셨다는 내용은 없는 걸로 압니다.”(김회종 인천지검 2차장)
유 전 회장의 검찰 출석 예정일을 하루 앞둔 15일 검찰과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간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날 오후 3시 금수원 정문에서 조계웅 기독교복음침례회 대변인 등 300여 명은 “침몰 책임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있지만 승객 사망 책임은 해경에 있다”며 “검찰이 해경,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청와대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고 청해진해운 주식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천해지와 아이원아이홀딩스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원파 평신도 복음선교회도 “1991년 32명이 집단 변사한 ‘오대양사건’ 당시에도 구원파가 오대양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도됐지만 유 전 회장은 결국 별건인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아 징역 4년형을 받았을 뿐”이라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김 비서실장은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구원파 신도들은 금수원에서 장기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식량을 실은 트럭 3대가 들어갔고 신도들도 여행용 가방을 들고 금수원에 속속 모여들고 있다. 현재 1000여 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치는 유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 응해 처벌을 받을 경우 오랜 기간 감옥에서 보낼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벼랑 끝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수사를 ‘종교 탄압’으로 규정하고 나아가 정부의 책임론을 거론함으로써 정면 대결을 펼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후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수사팀은 “청해진해운이 벌어들인 수익을 다른 곳으로 유출해 결과적으로 선박의 안전이나 인력 관리에 필요한 투자를 할 수 없게 돼 이번 참사가 빚어졌다”며 “종교 탄압을 운운하며 사실을 왜곡하고 법을 무시하는 태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경고했다.
검찰은 또 15일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를 검거하는 경찰관에게 1계급 특진을 내걸었다. 이날 A급 지명수배 중인 대균 씨를 체포하기 위해 구원파와 관련 있는 경북 청송군 보현산영농조합법인을 2시간가량 긴급 수색하기도 했다. 현장엔 학생 1명과 인부 1명밖에 없어 대균 씨 검거에 실패했다.
검찰은 16일 유 전 회장이 자진 출석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불출석할 경우 금수원 강제 진입도 고려하고 있지만 신도들과의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어려움이 있지만 유 씨 일가를 반드시 체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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