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커피 체인에서 일하는 장애인 바리스타 최보원 씨(41·여)가 ‘커피 마스터’ 자격을 얻었다. 커피 마스터란 스타벅스가 자사 직원 가운데 커피에 대한 지식이 뛰어난 사람에게 붙여주는 이름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서 장애인 커피 마스터는 그가 유일하다.
최 씨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얼굴 근육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비(非)장애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어서 장애학교 대신 일반학교를 택했다. 졸업 후 호텔리어를 꿈꿨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리스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부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밟았다. 한국커피협회가 주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그는 2011년부터 스타벅스 블루스퀘어점에서 일하게 됐다. 30대 중반이 돼서야 직업을 갖게 된 그에게 장애는 여전히 현실이었다. 최 씨에게 5시간 서서 일하는 것조차 고역이었다. 하지만 아침에는 수영을, 저녁에는 유산소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길러 극복했다.
말할 때면 얼굴이 일그러져 의사 전달하기가 힘들었다. 그 대신 최 씨는 단골 고객의 얼굴을 잘 익혀두었다가 이들이 매장에 오면 반드시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했다. 또 고객이 매장에서 빨대나 냅킨 등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면 재빨리 동료 바리스타에게 눈짓을 해서 고객들의 불편까지도 꼼꼼하게 챙겼다.
최 씨는 “온 정성을 담아 만든 커피 한 잔은 마법과도 같다”며 “역경에 처한 사람에게는 위안을 주고, 일상에 지친 사람에게는 휴식을 주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