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글-증언 하나하나가 후세에 교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6일 03시 00분


[세월호 참사 한달/잊지 않겠습니다]
김익한 교수 등 ‘기록보존 자원봉사’
“피해가족-자원봉사자 기억 모아서 온-오프라인에 보관… 아픔 나눌것”

1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사고 추모기록 보존 자원봉사단원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증언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물들은 사고 발생 1년 뒤인 내년 4월 16일 온·오프라인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진도=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1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사고 추모기록 보존 자원봉사단원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증언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물들은 사고 발생 1년 뒤인 내년 4월 16일 온·오프라인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진도=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중요한 것은 이 거대한 참사를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절망과 슬픔의 기록들이지만 서로가 공유하고 후세대에 전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게 됩니다. 이걸 ‘사회적 기억’이라고 합니다.”

김익한 명지대 기록과학전문대학원 교수(54)는 14일부터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앞에 ‘세월호 사고 추모기록 보존 자원봉사단’ 부스를 차렸다. 김 교수를 비롯한 전국 기록관리학 분야의 교수, 연구원 10여 명이 모여 세월호 참사와 관계된 기록들을 모으기 위해 나선 것. 김 교수는 “세월호 사고는 한국사에 있어서도 기록으로 남겨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실종자 가족들과 정부 관계자, 자원봉사자, 언론사 취재진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는 다양한 모습의 기록물이 쌓이고 있다. 사람들이 남기고 간 추모글 쪽지와 팽목항 난간에 묶여 있는 수천 개의 노란 리본은 참사의 현장을 세세히 담고 있다. 김 교수와 자원봉사단은 이 기록물들을 최대한 훼손되지 않게 보존 처리할 계획이다. 현장 관계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녹음해 음성기록 파일로 보존한다.

이들은 기록을 모아 보존하는 일이 사람들의 마음에 난 상처를 치유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개개인의 슬픔을 이야기로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고 소통하면 슬픔이 누그러지고 희망을 찾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지난해 4월 15일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참사의 기록을 모았다. 참사 현장에 놓인 추모 십자가, 벗겨진 운동화, 목격자들의 증언 등 수많은 자료가 모였다. 연구진은 그 기록들로 일종의 ‘기록물 도서관’인 아카이브를 만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공개했다. 이를 접한 많은 미국인이 당시 참사를 돌이키며 눈물을 흘리고 함께 아픔을 공유했다.

봉사단은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1년 뒤인 내년 4월 16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가칭 ‘세월호 시민 아카이브’를 만들어 기록물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진도=여인선 기자 insun@donga.com
#세월호 참사#김익한 교수#기록보존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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