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한 달 만인 15일 사고 해역에서 수습돼 이날 길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 씨(45)의 빈소에는 의인(義人)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소 알던 사람뿐 아니라 그의 모습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일반인 조문객도 종종 눈에 띄었다.
고인의 영정 위에는 ‘세월호 사무장 고 양대홍은 끝까지 비겁하지 않았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선장 등이 자신만 살겠다고 비겁하게 300여 명의 승객을 버린 것과는 달리 마지막 순간까지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양 씨의 심경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 당시 바닷물이 차오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조리원 김모 씨와 아르바이트생 송모 씨 등을 구조한 뒤 변을 당했다.
유족들은 평소 근검절약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 조의금을 받지 않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조화(弔花)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큰형 양대환 씨(56)는 “처음엔 동생네 형편이 넉넉지 않아 조의금으로 생활비라도 보탤까 생각했지만 동생 뜻이 아닐 것 같아 제수씨에게 받지 말자고 했더니 고민 끝에 응해줬다”고 말했다. 대환 씨는 “동생이 단돈 1만 원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두 달 전 동생이 제주도 알뜰시장에서 점퍼를 2000원에 싸게 샀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83)를 위해선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빈소를 찾아 문상을 한 조순정 씨(53·주부)는 “언론을 통해 그의 희생정신을 알게 돼 일부러 찾아왔는데 조의금까지 받지 않아 조금 놀랐다. 고인은 살아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온라인상에서는 ‘잊어선 안 될 세월호 의인’이라며 의사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천 서구는 다음 주에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선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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