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훈련구역, KADIZ와 겹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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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6일 항행금지구역 선포… 우리 정부에는 사전통보 안해
軍, 초계기-함정 파견 감시강화

중국과 러시아가 20일 동중국해에서 시작한 연합해상훈련 구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부 중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인근 지역에 해상초계기와 함정을 파견해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외교적 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16일 상하이(上海) 해사국 홈페이지를 통해 동중국해 일대에 폭 213km, 길이 300km 지역을 항행금지구역으로 고시했다.

한국군 관계자는 “중국이 선포한 항행금지구역이 KADIZ 및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과 일부 겹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중국은 항행금지구역 선포에 앞서 한국 정부에 사전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이 선포한 항행금지구역은 KADIZ 남단에서 북쪽으로 최대 230km, KADIZ 서쪽 끝에서 동쪽으로 최대 172km를 넘어왔으며 이어도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중-러 양국군이 20∼26일 중국 창장(長江) 강 하구 동쪽 해상에서 실탄사격과 대잠훈련 등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훈련에는 양국군 함정 14척과 잠수함 2척, 항공기 10여 대가 동원됐다. 중-러 양국은 매년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했지만 올해는 훈련 규모가 예년보다 크고 훈련구역도 확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초 중국 정부는 이어도 상공이 포함된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했고 한국 정부도 보름 뒤 이어도 상공이 들어간 KADIZ를 확대 선포하며 맞대응한 바 있다.

한국 정부의 KADIZ 확대 선포 이후 외국군의 해상군사훈련구역에 KADIZ가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군 당국은 중국이 새로운 KADIZ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공식화했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날 주한 중국무관을 초치해 중국이 한국 정부와 상의 없이 KADIZ에 군사훈련구역을 설정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러 군사훈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는 한편 두 나라의 함정이나 항공기가 KADIZ 내로 과도하게 진입할 경우 전투기를 발진시켜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중국#러시아#연합해상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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