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캠프 면면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지율에서 한발 앞서 있는 후보들은 실무진 중심의 작은 캠프를 꾸린 반면 맹추격을 하고 있는 후보 쪽에서는 유력 인사를 대거 포함시킨 매머드급 캠프로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21일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서울지역 3선 의원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영 의원, 경선에서 겨뤘던 이혜훈 전 최고위원,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 등 3인을 내세웠다.
나 전 의원의 영입을 두고 당 안팎에선 고가 피부과 의혹으로 박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선에서 치열하게 싸웠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홍구 전 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은 선대위 고문에 위촉됐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자원봉사자와 서울시장 재임 때 손발을 맞췄던 실무급 인사 중심으로 캠프를 구성했다. 캠프 인원은 200명가량으로 대다수는 지원봉사자다. 선대위원장단이나 상임고문 등은 없다. 임종석 전 의원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핵심 측근이었던 하승창 ‘씽크카페’ 대표가 캠프의 ‘투 톱’이지만 ‘총괄팀장’ 같은 직함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박 후보는 중앙당에 인력 지원도 요청하지 않았다. 역대 선거 때 후보가 “제발 도와 달라”며 SOS를 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오히려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박 후보 측에 인력 파견을 타진했다고 한다. 이 같은 모습은 2011년 선거 당시 조직력과 인지도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당시 민주당 등 야당의 간판급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매머드급 캠프를 꾸렸던 것과는 180도 다르다. 당 관계자는 “그만큼 박 후보의 인물경쟁력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3년 전처럼 바깥의 힘을 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후보들 중 후보의 개인 지지율이 높은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 등은 ‘작은 캠프’를 꾸렸다.
인지도가 높은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도 별도의 선거대책기구를 구성하지 않고 자원봉사 중심으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원 후보가 월등히 앞서는 상황에서 세몰이식 동원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중앙 정치인 출신인 홍준표 경남도지사 후보 역시 “중앙당에서 경남까지 지원하려고 내려올 필요가 없다”며 지역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는 손학규 전 대표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등 화려한 조연이 많다. 당 지도부도 22일 경기 수원에 있는 김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공식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국민안심선대위’ 출범식을 열기로 했다. 김 후보가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은 22일 공식 선거운동을 대전에서 시작한다. 당 지도부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중앙선대위 현장회의를 개최한다. 새누리당의 공식 선거운동 기조는 ‘조용한 선거’로, 슬로건은 ‘대한민국을 믿습니다’로 정해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