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수색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선체 일부를 절단해 크레인으로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22일 대책본부에 따르면 4층 선미 쪽 다인실과 5층 선수 쪽은 붕괴 현상 등으로 장애물이 많아 수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존 방식으론 더이상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판단되면 바지선에 설치된 소형 크레인을 이용해 장애물을 끌어내겠다는 것. 장애물의 크기 때문에 선체 외벽 철판의 일부를 잘라내는 작업도 같이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작업이 오래 걸리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데다 실종자 가족들의 반발 가능성도 있어 대책본부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만약 선체 절단이 이뤄진다면 4층 선미 부분 오른쪽 다인실의 외벽을 잘라낼 가능성이 높다. 붕괴 현상으로 왼쪽과 중앙 다인실 간 통로가 막힌 데다 실종자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대책본부는 “실종자가 5층에 1명, 4층에 9명, 3층에 6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선체가 왼쪽으로 누운 상태인 세월호는 현재 오른쪽으로 잠수사들이 출입하고 있다.
절단 작업은 수중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이뤄진다. 세월호 외벽 철판의 두께는 약 7mm로 알려져 있다. 잘라내는 크기에 따라 작업시간은 달라진다. 한 수중공사 전문업체 관계자는 “잠수사의 숙련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중에서 7mm 두께 철판을 가로 1m, 세로 1m 크기로 잘라낸다면 3, 4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해당 구역 수색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시신 유실 우려도 있다. 한 해경 관계자는 “시신 유실을 막을 안전조치를 취한 뒤 절단하거나 해체해서 장애물을 걷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수습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어 시신이 유실되지 않도록 가족들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3, 4일간 시신 수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수색에 난항을 겪는다면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크레인을 이용한 장애물 제거를 추진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조기 마지막 날인 22일에도 빠른 유속 때문에 추가 희생자를 수습하지 못했다. 22일까지 세월호 침몰 사망자는 288명, 실종자는 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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