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안대희는 방탄총리…재건축 필요한데 도배만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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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23일 안대희 총리 후보자가 정홍원 국무총리 후임으로 내정된 것과 관련해 "재건축이 필요한 데 그냥 집안을 좋은 벽지로 도배해 바꾼 상황"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노 전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와 전화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분산시키는 일종의 방탄 총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 관심사는 대통령의 스타일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있다"며 "총리가 누가 되었느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통치 스타일의 변화 없이 총리만 바뀐다면 계절에 따라 옷을 바꾸어 입는 것 이상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모든 현안을 직접 챙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만기친람' 통치스타일이 바뀌지 않으면 그 누가 총리가 돼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

노 전 의원은 안 후보자가 실질적인 책임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책임총리는 대통령 의지에 달린 것이지 총리의 능력에 달린 건 아니다"면서 "현재 총리도 능력이 부족해서 책임 총리가 못 되었다기보다는 대통령이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해오고 그러다 보니까 총리가 사실상 병풍이나 다름없는 그런 역할의 제한이, 한계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총리 스스로 알아서 책임 총리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다"며 "아무리 좋은 분 모셔놔도 대통령이 활용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전날 박 대통령이 안 후보자 지명 외에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사표를 수리했으나 야권에서 인적 쇄신의 핵심이라며 줄기차게 교체를 요구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주목하며 '별 의미가 없는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

그 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을 중심으로, 청와대 비서실장이 내각을 통할(모두 거느려 다스림)하다시피 한다.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 온 것"이라며 "그런 (통치) 스타일의 변화 없이 총리에게 권한과 역할을 부여하면서 대통령이 총리를 통해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데 사실은 비서실장을 통해서 나라를 다스려왔기 때문에 총리나 장관을 바꾼다고 해서 그게 크게 달라질 게 있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킨다는 것은 대통령이 그간의 정치 스타일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표명"이라며 "청와대에서 '총리와 비서실장을 한꺼번에 바꾼다면 국정 공백이 크다'고 하는데 그 말 자체가 그 간 국정에서 비서실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컸다는 것을 입증하는 표현이다. 총리는 대외 의존용으로 두고 실제 내각을 통할하는 것은 비서실장을 통해서 하는 일종의 이원집정제 였다"고 비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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