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vs 오거돈, 4년전 경남지사 선거 ‘판박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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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김두관처럼 “野아닌 무소속”… 정권 실세 vs 과거 낙선자 대결 비슷
천안함-세월호 빅이슈도 닮은꼴

정치권에선 접전 중인 부산시장 선거가 4년 전 경남도지사 선거와 ‘판박이’라는 얘기가 많다. 4년 전 선거 구도가 지금과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이다.

4년 전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한 김두관 전 지사는 야권 후보가 자신으로 정리된 뒤 철저하리만큼 무소속 후보임을 강조했다. “당선 후에도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했다. 경남에서 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무소속 후보임을 내세워 김 전 지사는 야권의 첫 경남도지사가 됐다. 표 차이도 10만3000여 표로 대승이었다.

현재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측은 언론에 ‘야권 단일후보’라고 부르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 여당 후보도, 야당 후보도 아닌 ‘무소속 시민후보’라고 주장한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합진보당 후보도 출마해 뛰고 있어 더더욱 야권 단일후보란 용어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야권’의 범주에는 통상적으로 통진당까지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측은 “야당 후보인데도 시민을 속이고 있다. 이쯤 되면 무소속으로 위장한 야권 후보”라고 맹공한다. 4년 전 무소속 김두관 후보와 지금의 오거돈 후보가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는 것이다.

선거구도 외에도 비슷한 점들이 있다. 우선 인물 면에선 여당 후보는 대통령의 측근, 무소속 후보는 여러 차례 지역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전략이 있다는 점이 닮았다.

새누리당 서 후보는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이고, 무소속 오 후보는 2004년과 2006년 부산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연거푸 낙선했다. 4년 전 경남도지사 선거에선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측근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2002년(새천년민주당), 2006년(열린우리당) 잇달아 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맞붙었다. 또 선거 한복판에 초대형 이슈가 발생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선거를 앞두고 이번에는 세월호 참사가, 4년 전에는 천안함 폭침이 발생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서 후보 측은 “이번 부산시장 선거와 4년 전 경남도지사 선거는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반면 오 후보 측은 “뚜껑을 열어보면 왜 ‘재판’이란 얘기들이 나오는지 알게 될 것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산에서 일당 독재체제를 종식시킬 절호의 기회가 왔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한국갤럽이 20일 부산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면접방식으로 벌인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 결과 두 후보 지지율은 38.0%로 똑같이 나왔다. 양측 캠프에선 “말 그대로 피 말리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부산시장#서병수#오거돈#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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