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외교부장 26일 방한… 대북 메시지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03시 00분


[긴박한 동북아/요동치는 패권경쟁]
북한보다 한국 먼저 이례적 방문… 윤병세 장관과 시진핑 방한 논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사진)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26일 공식 방한한다. 왕 부장이 한국을 찾는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중국 외교 수장이 우방국인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왕 부장의 주된 방한 목적은 곧 있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 및 의제 조율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서해 포격 등 도발 위협이 커지는 만큼 ‘한반도에서의 긴장 격화에 반대한다’는 정도의 대북 메시지가 왕 부장의 입을 통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에 앞서 한국을 찾았다는 것 자체가 북한에 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26일 오후 3시 윤 장관과 한중 외교회담을 갖고 저녁에는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만찬도 할 예정이다. 별도의 기자회견은 없으며 공동성명 등 문서도 따로 내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왕 부장은 26일 박근혜 대통령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7일 떠날 예정이다.

중국에 면박을 당한 북한은 주변국 및 제3국 외교 강화로 맞불을 놓으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한중 회담이 열리는 26일 북한은 스웨덴에서 일본과 국장급 당국 간 협의를 갖는다.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4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24일 외국 방문길에 올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이 외무상이 알제리에서 열리는 비동맹회의 참석 등을 위해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몽골에서는 23∼25일 북한 당국자가 미국 전직 관료와 만나는 1.5트랙(반관반민) 접촉도 추진됐다. 하지만 당초 양측에서 6명씩 참석하기로 했으나 일부 참석자가 몽골에 도착하지 않았고 협의 분위기도 나빴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왕이 방한#중국#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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