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세월호에 남아 승객들을 구하다 숨진 양대홍 사무장(46)의 큰형 대환 씨(56)와 작은형 석환 씨(48)는 25일 오전 손수 준비한 돼지고기와 찰밥 등을 양손 가득 든 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앞 급식봉사 천막을 찾았다. 전날 인천에서 진도로 오기 전 준비한 200인분의 음식이었다. 양 사무장 가족은 이날 새벽부터 직접 돼지고기 120kg을 썰어 찰밥 국 채소 등과 함께 정성스레 상자에 담았다.
이들은 당초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잠수사들에게 음식을 전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기상 악화로 바지선에 오르기 어렵게 되자 준비해온 음식을 체육관과 팽목항의 급식봉사단체에 전달해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로 제공했다. 대환 씨는 “파도가 아무리 높아도 어떻게든 잠수사들에게 준비해 온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다음에는 떡을 해 와서 꼭 잠수사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양 사무장의 부인과 두 아들도 이 자리에 동행했다. 이달 15일 동생의 시신을 수습해 돌아간 대환 씨는 동생의 장례를 치르고 난 뒤에도 진도에 다시 내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남겨진 가족들과 애써준 잠수사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동생이 먼저 나왔지만 남은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마음은 똑같다”고 전했다.
19일 바다에서 발견된 양 사무장의 임명장도 25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임명장을 건네받은 대환 씨는 “단 5분이라도 동생을 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동생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나오지 못한 16명이 얼른 가족들에게 돌아가길 기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흘째 수중수색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선체 일부를 절단해 장애물을 꺼내는 방안과 원격수중탐색장비(ROV)를 재투입하는 방안 등을 가족들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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