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립당, 104년 양당체제 무너뜨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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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선거 지각변동]
유럽의회 선거에서 뜬 인물… 佛 국민전선 르펜, 부친의 한 풀어

25일 끝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극우 세력이, 그리스에서는 극좌 세력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자라고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위쪽 사진부터)와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
25일 끝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극우 세력이, 그리스에서는 극좌 세력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자라고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위쪽 사진부터)와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
유럽의회 선거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정치적 지각변동’을 이끌어 낸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50)였다. 26일 출구조사에 따르면 그가 이끄는 UKIP는 보수당과 노동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영국에서 양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이 승리한 전국 단위 선거는 1910년 이후 처음이다.

패라지 대표는 “기존 정당들은 ‘귀 기울이고 있다’는 진부한 말이 충분치 않았음을 깨닫고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며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UKIP가 아직 총선에서는 단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점을 의식한 듯 그는 “내년 총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지닐 만큼 의원들을 당선시킬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보수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1992년 영국이 유럽연합(EU)의 기반이 된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가입하자 당을 떠나 UKIP 창립 멤버가 됐다. 1999년 처음으로 유럽의회 의원이 됐고 2006∼2009년, 2010년부터 현재까지 당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막말과 EU 지원금 남용 논란 등 각종 구설 속에서도 선전함으로써 ‘(비판이) 들러붙지 않는 나이절’이라는 별명을 재확인했다. 패라지 대표는 2010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저급한 은행원 외모에 젖은 걸레 같은 카리스마를 가졌다”고 말했고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인간으로서는 아니지만 정치인으로서는 푸틴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 무료로 사용하는 사무실 임차비용 명목으로 EU로부터 연간 1만5500파운드(약 2700만 원), 2009년 이후 모두 6만 파운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통사고, 고환암 진단, 경비행기 추락사고 등 죽을 고비를 세 차례나 넘기기도 했다.

기존 정당을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한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46)는 아버지의 한을 풀어줬다. ‘파시스트’라는 비난까지 받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의 뒤를 이어 2011년 FN 대표를 맡은 그는 반(反)유대주의와 극단적 가톨릭 전통주의라는 악명 높은 FN의 이미지를 씻어내 극단성을 제거한 우파로 변화시켰다.

집권 여당에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그리스 제1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40)도 주목받고 있다. 수려한 외모와 카리스마, 뛰어난 화술로 2008년 그리스 정당 사상 최연소인 33세에 정당 대표가 된 그는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도 불린다. 고교 시절 공산당 청년조직에 가입한 그는 ‘긴축정책 반대, 구제금융 재협상’ 등을 주장해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유럽의회 선거#패라지#르펜#치프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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