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서로 유리한 선거 구도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프레임’ 전쟁을 펼치고 있다. 정 후보는 ‘희망’을, 박 후보는 ‘서민’에 집중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안전 공약 주도권 전쟁에 이은 ‘2라운드’인 셈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정 후보 측이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 박 후보를 겨냥해 “박 시장의 3년 서울시는 너무 정체돼 있다”며 “이제 희망을 갖고 다시 시작하자”고 호소한 것이다. 특히 정 후보는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추돌사고와 박 시장의 국가관 등을 비판하며 박 시장과 비교되는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 후보는 26일 라디오 방송연설에서 “불가능하다던 2002년 월드컵을 유치했고, 세계 일류 기업을 키워본 경험도 있다”면서 “이제는 희망을 얘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 후보가 ‘희망’을 강조하는 것은 ‘재벌 대 서민’ 구도의 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 보수층 결집에 이어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박 후보 측은 “누가 시민을 위한 진정성이 더 있고 서울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말한다. ‘재벌 대 서민’ 프레임을 유지하며 현장 중심의 조용한 시민 밀착형 행보로 정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의 공세에 대해선 가급적 맞대응하지 않는 조용한 전략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는 만큼 정 후보가 제기하는 이슈에 맞대응함으로써 논란을 키우는 것이 득 될 것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 후보는 가급적 여야 간 이슈 대결보다는 후보 간 대결 구도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박 시장은 선거 현수막에서 자신의 얼굴 사진은 크게 인쇄했지만 새정치연합이라는 소속 정당은 작게 표시했다. 여야 대결구도로 갈 경우 이탈한 여권 지지층이 뭉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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