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주목! 헬스북]항암제를 끊을 10번의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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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오 가즈히로 지음, 이서연 옮김
256쪽, 1만3000원, 미디어윌

암은 ‘국민 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흔해져 둘 중에 한 명이 암에 걸리고, 셋 중에 한 명이 암으로 죽는다. 그리고 암에 걸린 환자의 절반이 항암제를 접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항암제를 접하지 않고 생을 보낼 확률은 결코 높지 않은 셈이다.

스스로를 ‘동네의사’라 부르는 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환자 중심의 의술’과 ‘인간다운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뒀다. 이 책 역시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항암제 사용에 경종을 울리며 무엇이 환자를 위한 암 치료인지 되묻고 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절대 항암제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항암제를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닌 ‘언제 그만두느냐’는 시기의 문제로 인식한다. 그리고 이 책에선 환자가 언제 항암제를 끊을 수 있는지 ‘10번의 기회’로 나누어 조목조목 설명한다. 즉 항암제를 쓴 뒤에도 암이 재발했거나 3차 치료를 권유받았거나 원래보다 15% 이상 체중이 줄었거나 우울 증상이 의심될 때 등의 경우에는 오히려 항암제를 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하는 시기에 항암제를 끊을 권리는 어디까지나 환자에게 있다. 이 책은 고통스러운 암에 현명하게 맞서는 방법이 무엇인지 암 환자와 그의 보호자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그리고 주인공의 숭고한 투병 과정은 인간의 존엄성과 살아 있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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