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대영]보편적 가치관-창의력 갖춘 교육감 뽑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8일 03시 00분


이대영 서초고 교장
이대영 서초고 교장
교육계에서 30년 넘게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교육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늘 느끼고 있다. 원칙을 지키면서 각기 다른 학생의 다양한 욕구와 끼를 살려준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시도지사보다 교육감이 정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어떤 방향으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우리 민족과 국가의 명운이 좌우된다. 교육감 하나 잘못 뽑으면 완전히 쑥대밭이 된다. 건전하면서 보편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교육전문가가 기본요건이다. 교육감은 교원단체 회장도, 청소년단체 회장도 아니다. 이것저것 하다가 한번 해볼까 해서 노리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 초중등 교육과정의 속성 정도는 아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정상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학교는 이벤트나 하는 곳이 아니다.

무조건 학교는 행복한 학교이어야 한다. 학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교실이 행복해야만 한다. 교실은 교육의 최소 단위인 세포(cell)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행복하면 그것이 바로 행복한 학교인 것이다. 위험이 없고 안전하며, 학생 모두의 끼를 살려줘야 하고, 따뜻한 소통이 이뤄져야 하며 교권이 존중돼야 행복한 학교다.

언론에서 교육감 후보별 공약 비교와 안전 대책을 제시했는데도 국민들은 잘 믿으려 하지 않고, 분노하고 있으니 국민의 눈에 확 들어올 실질적인 대책이 나와야 분노가 풀릴 것이다. 따라서 원칙을 지키면서도 다양성을 제공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감이 필요하다.

교육감을 하는 이유가 자신의 명예를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 교육의 좋은 점을 지키면서 부족한 것을 어떻게 채우고 발전시킬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는 경륜과 창의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에 선거에 나선 모든 교육감 후보는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모든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 답답함을 해결해주는 ‘소화제’가 되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국민은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주치의’를 원할지도 모른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후보라면 국민은 다시 실망하고 분노하게 될 것이다.

이대영 서초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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