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中企를 수출기업으로]
<12>세계 주요 전자업체에 납품하는 ‘솔루에타’
싸고 우수한 제품으로 소문… 작년 1000억 매출, 2020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도약할 것
“전자파를 차단하는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해 2020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조재위 솔루에타 사장(57)은 20일 경기 화성시 해운로 본사 사무실에서 “근거리통신과 무선 충전 때 생기는 노이즈를 막아주고 터치 기능의 원활한 작동에 필수적인 전자파 흡수재를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솔루에타는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모니터 등 각종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전도성 섬유, 테이프, 쿠션, 개스킷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팬택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델 도시바 샤프 등 세계 주요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전자파 차단재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2012년 소재를 도체(導體)로 만드는 도금, 이를 테이프 형태로 만드는 점착, 전자기기별 사이즈에 맞게 자르는 가공 등 모든 공정을 일원화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비싼 외국산 재료를 수입해 가공한 뒤 납품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원재료의 대부분을 국산화함으로써 거래처의 다양한 주문에 빠르게 대응하고 이전보다 30%가량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솔루에타는 2009년 애플에 아이폰용 전도성 스펀지를 공급하며 세계시장에서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로 거래처를 넓혔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성장한 중국 화웨이 관계자들도 지난해 말 경기 화성공장을 찾아 설비를 살펴봤다.
조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일본에 살던 고향 선배에게서 전자파 차단 앞치마를 선물로 받은 게 계기가 돼 창업했다. 전자기기의 증가로 전자파 차폐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고 중소기업에 들어가 3년 넘게 관련 기술을 배운 뒤 2001년 직원 2명과 에스테크를 설립했다. 초창기엔 원재료를 구입해 가공한 뒤 휴대전화 제조 중소기업에 납품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소재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다양한 소재를 개발했다. 또 이를 제품으로 만드는 독자 기술을 확보해 관련 업체로는 처음으로 극한 온도와 습도 등 여러 환경에서 전자파 차단 시험을 실시한 뒤 그 결과와 함께 시제품을 각 기업에 보냈다.
“국내 대기업은 거래처가 정해져 있어 거래 가능성이 있는 해외 기업을 인터넷으로 찾아 무작정 e메일과 함께 샘플을 보냈어요. 일부 기업이 이전까지 본 적이 없는 제품 테스트 결과에 관심을 보이더니 조금씩 주문을 했습니다.”
조 사장은 경기 안산공장에 도금라인을 준공한 2008년 회사 이름을 솔루에타로 바꿨다. 해결책을 뜻하는 솔루션(solution)과 스페인어로 작다는 뜻의 에타(eta)를 합친 것으로 작지만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의지를 담았다.
제품이 싸고 우수하다는 소문이 나자 애플이 아이폰3에 채택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쓰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2010년 237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수출액도 642만 달러에서 3724만 달러로 늘었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기업공개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화성공장의 점착설비와 안산공장의 도금설비 증설을 마치고 시험 가동 중”이라며 “올해 말쯤 본격 가동하면 생산능력이 지금의 2배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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