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우유]하루 평균 80만 개 판매, 변치않는 사랑 해외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0일 03시 00분


‘바나나맛우유’ 40돌 맞아 다양한 이벤트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는 올해로 출시 40년째를 맞았다. 빙그레는 이를 기념해 국내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한편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대표적인 국내 가공우유 제품인 동시에 독특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대표적인 ‘장수 제품’이다. 빙그레에 따르면 바나나맛우유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약 80만 개에 이른다. 국내 바나나 우유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약 80%나 된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처음 시장에 나왔다. 원래 이 제품은 당시 정부의 우유 장려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개발됐다. 1970년대를 전후해 정부는 낙농업 발전을 위해 우유 마시기를 권장하는 여러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흰 우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생각보다 작았다. 정부가 1972년 ‘우유 마시기 달’을 정하고, 초등학생(당시 국민학생)들에게 무료로 우유 급식을 할 정도였다.

빙그레는 이런 상황에서 바나나맛우유를 개발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시 고급 과일로 여겨졌던 바나나가 어린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대표적인 먹을거리라는 데 착안했다”고 말했다.

바나나맛우유 특유의 용기도 개발 담당자들의 고심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당시 우유 용기의 소재는 대부분 유리 또는 비닐이었다. 하지만 빙그레는 과감히 반투명의 폴리스틸렌 소재를 선택했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데다 노란색 음료를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빙그레는 용기를 평범한 원통형 대신 가운데가 튀어나온 항아리 형태로 만들었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용기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였다. 소비자 편의도 고려했다. 용기 입구에 턱을 만들어 내용물이 잘 쏟아지지 않도록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내용물을 담기에 급급했던 당시 분위기에서 기능과 모양, 컬러, 게다가 한국적 정서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며 “제품 용기 디자인이 곧 브랜드인 셈”이라고 말했다.

빙그레는 올해 바나나맛우유 출시 40주년을 맞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래됐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선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다양한 이벤트와 용기 디자인 공모전,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브랜드 강화를 위한 신제품 개발 노력도 계속해서 기울이고 있다. 빙그레는 올 2월 바나나맛우유와 같은 용기 디자인이 적용된 ‘메론맛우유’를 선보였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우유의 항아리 모양을 하나의 브랜드로 삼고, 가공유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입지를 굳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2004년 미국으로 수출되기 시작했다. 현재 바나나맛우유가 수출되는 곳은 미국과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10개국에 이른다.

빙그레는 특히 2008년 진출한 중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류의 영향을 받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바나나맛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팔리는 바나나맛우유의 가격은 8.5위안(약 1400원)으로, 국내 판매 가격(1300원)보다 비싸다. 하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빙그레는 중국 수출용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현지의 유통망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주요 거점도시의 편의점 백화점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 분야를 확대하고, 중국 시장을 지속적·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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