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딸 “아버지, 자격없어”… 高 “공작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일 03시 00분


[지방선거 D-2]
서울시교육감 선거 ‘태풍의 눈’으로

고승덕 후보 기자회견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선거캠프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고 후보는 자신의 딸이 페이스북을 통해 “고 씨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자신의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고승덕 후보 기자회견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선거캠프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고 후보는 자신의 딸이 페이스북을 통해 “고 씨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자신의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딸 희경(미국이름 캔디 고·27)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고승덕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비판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희경 씨는 고 후보와 전처인 박유아 씨 사이에서 태어난 2남매 중 장녀. 유아 씨는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차녀다.

지난달 31일 희경 씨는 페이스북에 ‘서울 시민들에게’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어머니가 나와 동생을 뉴욕의 학교에 보내려고 미국으로 데려온 뒤 그는 아예 우리와 연락을 끊었다. 11세 때부터 아버지 없는 삶에 적응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교육감은 가장 가까이 있는 자기 자식부터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라며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지적했다.

희경 씨는 1일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그가 자식들에게조차 정신적, 경제적으로 전혀 교육적인 책임을 지지 않은 사람이란 사실을 서울 시민들에게 분명히 알려줘야 했기에 내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자신을 ‘공작정치의 희생양’으로 표현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딸이 이런 글을 올린 데 대해선 참담한 심경”이라면서도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세력에는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또 “문용린 후보와 박태준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각각 교육부 장관과 총리로 재임하면서 각별한 관계를 맺은 걸로 안다”며 “딸의 글이 문 후보와 박 전 회장 아들의 야합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희경 씨가 글을 올리기 전 이미 박 전 회장 아들이 문 후보 캠프 쪽에 전화를 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희경 씨는 본보에 보낸 e메일에서 “내가 올린 글은 전적으로 성인인 내가 판단해 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가족사 등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에 대해 “난 그와 내 사생활이 어땠는지 세세하게 논쟁하고 싶진 않다. 다만 서울 시민들에게 그가 자식들 교육도 제대로 해주지 못한 인물이었다는 정보를 전달해 주고 싶은 마음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 선거캠프의 황석연 소통실장은 “박 전 회장 일가에 어떠한 부탁이나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면서 “고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둘째 아들 성훈 씨는 한 포털 토론방에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고승덕#고승덕 딸#서울시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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