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치유의 숲’ 3곳 운영… 이용자 4년새 10배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0일 03시 00분


[행복을 주는 숲]<3>지친 몸과 마음 씻어내는 ‘그린 샤워’

국립 산음휴양림에서 치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숲 속에서 명상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국립 산음휴양림에서 치유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숲 속에서 명상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새소리와 계곡의 물소리를 들어보니 어떠세요.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경기 양평군 단월면 산음 자연휴양림은 국내 1호 ‘치유의 숲’이다. 우리나라에서 숲에 치유 개념이 접목된 것은 2009년. 피톤치드, 산소, 음이온 등 숲 치유인자의 효험이 입증되면서다. 숲 치유는 선진국에서 대체의학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질병 치료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효과가 크다는 것. 독일에서는 의사로부터 산림욕 처방을 받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줄 정도다.

○ 행복을 주는 치유의 숲

국내에는 산음 이외에 강원 횡성군 청태산과 전남 장성군 축령산에 국립 치유의 숲이 있다. 자격시험을 통과한 숲 치유 전문가들이 각자 전공에 따라 특화된 프로그램을 맡는다. 산음 치유의 숲은 2009년 이용자가 4000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4만여 명으로 10배로 늘었다. 8일 축령산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이곳을 찾은 지 2년째인데 이제는 병원보다 산에 더 의존한다”고 말했다.

산림청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체조와 맨발 걷기, 자연물로 인사하기, 야간 숲 명상, 낮잠 즐기기 등. 참여자의 연령과 성, 구성원의 성격에 따라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무료.

산림청 산림복지단 이주영 박사는 최근 숲이 분노와 불안, 피로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해 준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옥스퍼드대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CAM’에 발표했다. 그는 성인 남성 48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기능 변화를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높아지는 교감신경활동이 숲을 걸을 때 21.1% 낮아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 숲에서 상처를 치유

산림청 산림교육원은 전국 교원 120명을 대상으로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경기 남양주시 광릉 숲에서 교사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교 현장에서 누적된 심신의 피로를 치유하고, 숲 체험으로 치유 활동의 가치와 효능을 알리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 유가족과 구조작업에 나섰던 잠수사 등에게도 숲 치유를 권하고 있다.

산림청은 치유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전담하는 ‘산림치유지도사’ 양성기관도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가톨릭대, 한림성심대, 광주보건대, 순천대 등 4개 대학에 이어 최근 충북대, 동양대, 전남대를 추가 지정했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산림 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의해 도입돼 지난해 9월 첫 시험으로 38명이 배출됐다. 2017년까지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올해 제2회 산림치유지도사 선발 국가자격시험은 8월경 산림교육원 주관으로 시행된다.

산림청 임상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산림치유 서비스가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행복한 녹색복지국가 구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산음 자연휴양림#치유의 숲#피톤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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