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수석비서관은 차관급이어서 여성가족부 장관보다 급은 낮아졌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위기에 처한 박근혜 정권의 정무수석비서관 역할은 어느 때보다 크다는 평가가 있다. 바로 청와대와 ‘여의도’ 간 정치의 복원이다.
조윤선 신임 정무수석비서관은 박 대통령과 비교적 늦게 인연을 맺었지만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는 2012년 총선 때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급격히 가까워졌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의 패션은 물론이고 어투까지 챙겼다. ‘그림자 수행’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신임을 얻었다. 자신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을 중요시하는 박 대통령은 늘 조 수석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대선 당시 한 핵심 참모는 “박 대통령이 동성(同性)과 함께 일하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다.
조 수석은 변호사 출신으로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 대변인으로 정치권에 첫발을 디뎠다. 대선 막판 한 달 동안 이 후보 지지 유세를 함께 다닌 것이 박 대통령과의 첫 대면이다. 그는 잠시 정치권을 떠나 있다가 2008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2012년 총선 때는 서울 종로에 공천을 희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그를 곧바로 당 대변인에 임명했다. 이후 대선 경선, 본선, 당선 뒤 인수위까지 내리 11개월 동안 대변인으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조 수석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합이 바로 국민이라는 생각을 가져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장관 재직 시절 현장을 많이 챙겼다. 생존해 있는 모든 위안부 할머니의 집을 방문했고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 50명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어려움을 직접 들었다.
박근혜 정부 첫 조각에서 여성부 장관으로 임명돼 행정 경험을 쌓은 그는 정무수석까지 맡으면서 정치적 도약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길은 험난해 보인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전임 박준우 수석이 국회와의 소통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아 여야의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다. 당장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13일 예정된 개각 때 임명된 장관 청문회가 발등의 불이다. 여당 내에서는 비례대표 초선 경력의 조 수석이 엄중한 정치 현안을 풀어낼 역량이 있는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정치인 출신 임명에 환영하면서도 김기춘 비서실장이 계속 정무 영역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보낸다.
△서울(48) △세화여고,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법과대학원 석사 △사법시험 33회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새누리당·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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