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와 맞붙는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18일 오전 7시·한국 시간)가 5일 남았다.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에 12일 짐을 푼 축구 대표팀이 조별리그 1차전 장소인 쿠이아바로 이동하는 날을 빼고 나면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4일 정도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제 마무리 단계다. 쿠이아바로 이동하기 전 베이스캠프에서 3일(13∼15일)간의 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팀 전체의 조직력을 끌어올리기에 남은 시간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이를 아는 홍 감독은 팀 전체의 전술 못지않게 선수들 스스로가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홍 감독은 포스두이구아수에서 첫 훈련을 한 12일 “전술적으로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시점이다. 이제는 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홍 감독은 집중력을 특히 강조했다. 집중력 부족을 10일 가나전 완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홍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없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게 문제였다. 남은 훈련 동안 집중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수비수들에게 수다쟁이가 되라고 하는 것도 홍 감독의 주문 사항 중 하나다. 홍 감독은 수비수가 훈련이나 경기 중에 말이 없는 걸 싫어한다. 수비라인을 올릴지 내릴지, 누가 커버 수비를 들어갈지를 홍 감독식 표현대로 ‘토킹(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으면서 재빨리 결정하라는 것이 홍 감독의 요구다.
브라질 입성 전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막판에 홍 감독은 입을 다문 수비수에게 “그렇게 조용해서 어떻게 수비를 하겠다는 거냐. 계속 얘기하고 떠들어야지”라고 다그쳤다. 홍 감독은 “아무리 뛰어난 중앙 수비수라도 말이 없는 선수는 기용할 수 없다”고 했던 핌 베어벡 전 대표팀 감독의 말을 종종 선수들에게 전할 만큼 경기 중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수비수 출신답게 홍 감독은 미드필더나 공격수에 비해 수비수에 대한 주문 사항이 더 많다. 홍 감독이 수비수들에게 바라는 또 하나는 터프가이가 돼 달라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수비를 너무 얌전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 선수들에 비하면 체격이 좋은 것도 아닌데 수비를 얌전하게 한다”며 못마땅해했다. 홍 감독은 “가나전 초반에 거친 몸싸움을 보여준 좋은 장면이 몇 번 있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몸싸움을) 더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홍 감독은 “가나전 이후 선수들의 실망감이 있었다. 하지만 마이애미에서 분위기를 다 바꾸고 (브라질에) 왔다. 가나전의 패배 분위기는 남아 있지 않다. 심리적으로도 다 회복했다”고 선수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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