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 이주영 장관(사진)은 13일 유임됐다. 관가에서는 이 장관이 세월호 사고 이후 두 달 가까이 사고 현장에 머물며 희생자 가족들의 신뢰를 얻어 이번에 유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 사고 초기만 해도 이 장관에 대한 국민의 비난이 거셌고 그의 경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전남 진도군 팽목항 사고 현장을 찾았을 때 격앙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여기 계신 이주영 장관은 어떻게 하실 것이냐”며 경질을 요구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장관이 59일째 진도 현장을 지키며 매일 수색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고 유족들을 보살피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장관이 유임된 이날 실종자 가족 허모 씨(50)는 “장관이 새로 바뀌면 구조작업을 인수인계하는 등 시간 낭비가 있었을 텐데, 유임으로 그런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장관이 이런 큰 사고를 겪은 만큼 이 장관 이상 해수부 개혁의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질에서 유임으로 결과가 바뀌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져야 할 책임에 따라 합당한 처신을 할 것”이라며 여전히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아 추후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진도=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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