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해군 독도 사격훈련 중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고노담화 검증발표 하루 전날 요구
韓 “난데없이 시비… 20일 훈련 실시”

일본 정부가 19일 독도가 일본 영토라며 한국 해군의 독도 인근 사격훈련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요구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맞받았다.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동쪽 50km 해상에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2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빌미로 한국군의 해상사격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이 이를 계기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국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통상적인 해상사격훈련이고 훈련구역에 항공기와 선박 안전을 위해 항행경보구역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군이 선포한 항행경보구역은 독도에서 남쪽으로 20.1km 떨어진 해상으로 가로 148km, 세로 55.5km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2년 전 같은 해역에서 사격훈련을 했을 때 일본은 아무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난데없이 시비를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9일 한국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볼 때 받아들일 수 없다. 지극히 유감이다. 훈련 중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한국군 훈련구역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그 주위를 일본 영해로 표기했다.

이날 일본의 억지 주장은 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河野) 담화에 대한 검증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스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 부장관이 2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이사회에 고노 담화 검증 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고노 담화 발표 전 일본 정부가 한국 측 인사와 만나 담화에 관한 의견을 듣는 등 의사소통했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일본#독도#고노담화 검증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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