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이 알제리와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23일 오전 4시·한국 시간)을 앞두고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20일 축구 대표팀의 브라질 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 플라멩구 경기장에서 만난 기성용은 “경고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설픈 장면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경고 누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2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여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했다. 18일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경고를 받은 기성용은 알제리전에서도 경고를 받으면 3차전인 벨기에와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북극곰’ 러시아를 잡다 놓친 대표팀에 ‘사막의 여우’ 알제리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대표팀은 러시아전에서 선취 골을 넣고도 이를 지키지 못해 승점 3을 얻는 데 실패했다. 3차전에서 만날 벨기에가 조별리그 H조에서 가장 버거운 상대라는 걸 감안하면 알제리는 대표팀이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할 팀이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은 알제리는 역습과 측면 돌파를 위주로 한 공격이 위협적인 팀이지만 수비는 약한 편이다. 특히 쫓기는 상황이 되면 수비라인이 전체적으로 올라오면서 뒤 공간이 자주 열리는 약점이 있다. 대표팀은 벨기에와의 1차전에서 패해 여유가 없는 알제리의 수비 뒤쪽 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릴 것으로 보인다. 톤 뒤샤티니에 대표팀 전력분석 코치는 “벨기에가 동점 골을 넣자 알제리의 수비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럴 때 생기는 수비 뒤 공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력이 시원찮았던 대표팀이지만 알제리전에서는 득점을 기대해볼 만하다. 알제리의 세트피스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알제리는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허용한 7골 중 절반이 넘는 4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줬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 때 벤치를 지켰던 장신 공격수 김신욱(196cm)의 머리를 활용한 세트피스 공격이 알제리전에서는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알제리의 주전 포백라인 4명은 모두 키가 180cm대로 190cm를 넘는 선수가 없다. 김신욱은 “(알제리를 상대로) 헤딩 골을 넣은 벨기에의 펠라이니처럼 골을 넣고 싶다. 그 장면을 잘 분석하겠다”고 했다. 마루안 펠라이니(194cm)는 제공권 장악력이 뛰어난 벨기에의 장신 미드필더다.
한편 대표팀은 20일 알제리전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 오후 4시(현지 시간)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훈련을 했다. 전날 대표팀은 오후 5시부터 훈련을 했었다.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 별로 없어 러시아와의 첫 경기가 고비라고 생각했는데 잘 넘기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랐다”고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피로 누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청용은 이날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하대성이 발목 부상으로 알제리전 출전은 힘들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알제리전을 치르는 포르투알레그리에 21일 입성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