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매제 차명폰 확보, 부인 체포… 유병언 추적망 좁혀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檢 ‘도피 지휘’ 매제 통화내용 주목, 국제전화도… 兪씨 차남과 연락 추정
부인 권씨 도피자금 현금 1억 소지… 박진영 장인인 兪씨 동생도 체포

檢 압송되는 유병언 부인 권윤자씨 유
병언 전 세모 회장의 부인 권윤자 씨가 21일 오후 조사를 위해 인천지방검찰청에 압송되고 있다.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체포된 권 씨는 도피 자금으로 보이는 현금 1억1000만 원을 갖고 있었다. 인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檢 압송되는 유병언 부인 권윤자씨 유 병언 전 세모 회장의 부인 권윤자 씨가 21일 오후 조사를 위해 인천지방검찰청에 압송되고 있다.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체포된 권 씨는 도피 자금으로 보이는 현금 1억1000만 원을 갖고 있었다. 인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매제이자 도피를 도운 총책으로 지목된 오갑렬 전 체코 대사(60)가 ‘구원파 엄마들’에게 받은 차명 휴대전화로 국내 신도뿐 아니라 해외의 누군가와도 전화통화를 주고받았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검찰은 오 전 대사가 쓰던 차명 휴대전화의 착·발신 기록을 분석해 도피 중인 유 전 회장 일가를 추적할 단서를 찾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19일 밤부터 21일 밤까지 오 전 대사와 부인인 유 전 회장 여동생 경희 씨(56)를 상대로 강도 높은 밤샘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오 전 대사가 구속된 ‘신 엄마’ 신명희 씨(64) 등에게 받은 차명 휴대전화로 국내에 있는 신도들과 통화하고 국제전화를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오 전 대사는 4월 23일 새벽 경기 안성 금수원을 탈출하기 전에 미리 유 전 회장과 ‘구원파 엄마들’이 썼던 휴대전화를 수거해 따로 보관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도피를 지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 전 대사가 차명 휴대전화로 국내외에 걸었던 통화기록을 분석해 유 전 회장이나 미국에 있는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 씨(42)와 연락을 주고받은 흔적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21일 오후 11시 40분경 오 전 대사 부부를 석방했으며 앞으로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오 전 대사 부부가 검찰 조사에 충실히 응한 데다 유 전 회장 가족이라 범인도피 혐의를 직접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피 총책으로 의심받는 이들을 석방한 것은 오 전 대사가 조사 과정에서 유 전 회장 추적과 관련한 정보를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놓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전 대사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검찰 조사 잘 받았고 귀가하라고 해서 집에 왔다. 할 말이 없으니 양해 바란다”고 말한 뒤 검은색 그랜저를 타고 떠났다.

인천지검과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오전 10시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유 전 회장 아내이자 구원파 창시자인 권신찬 목사의 딸인 권윤자 씨(71)를 배임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당시 권 씨는 중년 여신도 2명과 함께 늦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 집에서는 도피자금으로 보이는 현금 1억1000여만 원과 휴대전화, 메모지 등이 발견됐다. 이 아파트는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 ‘흰달’의 대표 조모 씨 소유다.

검경은 20여 일 동안 권 씨의 행방을 추적한 끝에 권 씨가 쓰는 차명 휴대전화와 연락이 닿았던 신도들이 주로 분당의 특정 지역에서 통화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일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권 씨를 체포했다. 권 씨는 전화를 걸 때만 휴대전화 전원을 켜서 위치 추적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는 유 전 회장 계열사인 달구벌의 대표로 일하며 회삿돈을 유 전 회장에게 몰아준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검경은 22일 오후 6시 20분경 유 전 회장 동생이자 가수 박진영 씨 장인인 병호 씨(61)를 대구 수성구 자택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긴급 체포하기도 했다.

인천=조동주 djc@donga.com / 안성=변종국 기자
#유병언#세모그룹#오갑렬#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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