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인구 500만 소국, 우루과이 격침 이어 伊 꺾어 ‘종가’ 잉글랜드도 탈락시켜
브라질 월드컵 ‘죽음의 조’로 꼽힌 조별리그 D조에서 최초의 생존자는 최약체라던 코스타리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코스타리카는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같은 조의 3강 우루과이(세계 7위), 이탈리아(세계 9위), 잉글랜드(세계 10위)를 제치고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우루과이에 3-1로 완승을 거둔 뒤 21일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 전반 44분 브라이언 루이스(사진)의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1958년 이후 처음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코스타리카를 ‘동네북’ 정도로 여겼을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는 25일 맞대결에서 꼭 이겨야만 16강에 합류하는 절박한 처지가 됐다. 루이스는 “우리를 믿은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흥분했다.
인구 500만 명의 소국으로 자국민들에게 작다는 뜻의 ‘티코’라는 애칭을 붙인 코스타리카는 콜롬비아 출신의 호르헤 루이스 핀토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브라질과 독일에서 공부한 핀토 감독은 개인기와 조직력의 조화 속에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효과를 봤다. 루이스와 조엘 캠벨, 케일러 나바스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도 컸다. 코스타리카는 1990년 월드컵에서도 브라질, 스웨덴, 스코틀랜드와 같은 조로 묶였지만 2승 1패로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중남미 국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가 16강에 안착했고 브라질, 멕시코 등도 합류가 유력하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6강 진출국 가운데 중남미 국가는 역대 최다인 8개국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남미 국가의 16강 진출은 2002년 3개국, 2006년 4개국이었으며 브라질과 같은 남반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2010년 6개국이었다. 선전의 배경에는 지리적인 이점, 장기 계획에 따른 선진 축구 도입, 우호적인 관중 반응, 북반구와 정반대인 남반구 날씨에 대한 적응력 등이 꼽히고 있다. 남미 축구장의 질긴 잔디에서 유럽 특유의 빠른 패스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FIFA는 팀당 2명씩 받게 하던 도핑 테스트를 코스타리카에는 7명이나 실시해 형평성 논란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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