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총기난사 5명 사망-7명 부상… 강원 고성서 ‘관리대상’ 병장 탈영
추격 장병들과 총격전… 1명 다쳐, 1시간 넘게 대치하다 야산 도주
22일 오후 2시 23분경 민통선 이북지역인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제진검문소 인근에서 무장 탈영한 임모 병장(22)과 아군 장병들 간 총격전이 벌어져 1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임 병장은 21일 오후 8시 15분경 고성군 22사단 예하 일반전방소초(GOP) 부대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실탄 60여 발을 갖고 도주했다가 22일 오후 2시 17분경 아군 추격조에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추격조는 임 병장과 조우한 직후 도주로를 봉쇄하고 대치 중”이라며 “양측 교전 과정에서 소대장 1명이 (임 병장이 쏜 총탄을 맞아) 팔에 관통상을 입었다”며 “임 병장의 부모가 현장에 도착해 스피커폰으로 투항을 권유 중”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10여 발의 총격을 주고받았고, 인근 지역의 경찰서와 관공서에는 총성을 듣고 놀란 주민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임 병장은 1시간가량 추격조와 대치하다 산속으로 달아났다.
앞서 임 병장은 21일 저녁 GOP 주간경계근무를 끝내고 복귀하던 중 후방 보급로 삼거리에서 수류탄 1발을 던지고, 소초(생활관) 안팎의 동료들에게 K-2 소총 10여 발을 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김모 하사 등 5명이 사망하고, 김모 병장(22) 등 부상자 7명은 국군수도병원과 국군강릉병원 등으로 후송돼 치료 중이다. 이 사건은 2005년 6월 경기 연천군 육군 모 부대 GP(최전방초소)의 총기난사사건(8명 사망, 2명 부상)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2년 12월 입대해 지난해 1월 이 부대에 배치된 임 병장은 같은 해 4월 실시한 인성검사에서 내성적 성격과 부적응 문제로 인해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A급 관심병사’는 자살 등 사건사고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특별관리대상자’로서 중무장과 고도의 긴장태세가 요구되는 GOP 근무에서 제외된다. 이후 임 병장은 두 차례의 추가 인성검사와 상담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어 ‘B급 관심병사(중점관리대상자)’로 분류돼 지난해 12월 다른 부대원들과 함께 GOP 근무에 투입됐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안팎에선 관심병사에 대한 관리감독의 방심이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1년 7월 해병대 총기사건(4명 사망, 2명 부상)도 관심병사의 허술한 관리가 빚은 ‘병영참극’이었다. 일각에선 군 당국이 2010년부터 도입한 인성검사의 변별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최초 검사에서 ‘이상’ 판정을 받은 병사가 추가 검사에서 ‘정상 또는 양호’ 판정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김관진 국방부 장관 겸 국가안보실장은 사건 발생 2시간여가 지난 21일 오후 10시30분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고 경위를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늑장보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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