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중계는 다큐멘터리보다는 쇼에 가깝다. 지상 최대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은 최첨단 방송 장비를 동원해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선사한다. 캐스터와 해설가의 입담 전쟁은 경기 시청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월드컵 중계의 시시콜콜 뒷얘기를 소개한다. 》
진화하는 중계 장비
우리가 보는 월드컵 중계 영상은 촬영부터 편집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주관 방송사인 HBS가 제공한 것이다. 지상파 3사는 이번 월드컵에서 방송권료로 7500만 달러(약 764억 원)를 냈다.
월드컵 중계에서 경기 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드라마’를 담는 것이다. 선수들의 화려한 움직임과 생생한 표정은 드라마의 재미를 높인다.
월드컵 중계 장비는 4년마다 진화한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는 경기마다 카메라 34대가 동원됐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때는 주요 경기에서만 카메라 32대가 동원됐고,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의 카메라 대수는 22∼25대였다.
각 경기를 촬영하는 카메라 34대 중 가장 중요한 카메라는 하프라인 주변 관중석 쪽(그래픽 참고)에 위치한 메인 카메라다. 우리가 축구 경기에서 가장 많이 보는 ‘떼샷’ 화면도 이 카메라가 잡아낸 영상이다. 양쪽 골대와 코너킥 라인에 위치한 카메라를 포함해 최대 8대는 초고속으로 촬영해 느린 화면으로 보여주는 슈퍼 슬로모션 카메라다. 찰나를 또렷이 잡아내기 때문에 요즘 월드컵에서 오심 논란이 자주 이는 것도 이들 덕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최근 월드컵에서 주목받는 장비는 경기장 위에 떠 있는 케이블 카메라다. 경기장 구석 4곳에 설치된 와이어를 타고 경기장을 위아래, 동서남북으로 날아다니는 이 무인 카메라는 ‘UFO 카메라’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백정현 KBS 스포츠국 팀장은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화면이 역동적”이라면서 “남아공 월드컵에서 보편화했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훨씬 작고 날렵해졌다”고 전했다. 영화 촬영에서 비롯된 케이블 카메라는 한 회 대여비만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 국내에서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이 장비를 썼다. HBS는 경기 영상 말고도 경기 도중 감독 벤치나 관중석을 스케치한 모습, 선수 인터뷰 등이 담긴 다양한 영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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