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결단 기다리기… 朴대통령 24일 국무회의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靑 “결정은 文의 몫… 24일 밝힐수도”… 사퇴 앞서 해명기회 주려는 포석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려다가 취소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 표명이 임박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한 발짝 물러서는 대신 문 후보자를 배려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문 후보자 거취와 관련한 결단은 최종적으로 후보자 자신이 내릴 수밖에 없다”며 “문 후보자가 24일 오후에는 자신의 거취를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자에게 식민사관 논란을 적극 해명하는 길을 열어준 뒤 자진 사퇴하는 수순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청와대는 내심 문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결자해지(結者解之)’를 바라고 있다. 양측의 불필요한 갈등설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가보훈처가 23일 문 후보자의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대한독립단 대원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이라고 밝힌 점도 눈에 띈다. 친일 논란에 휩싸인 문 후보자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 사퇴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후보자가 사퇴한다면 박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관 후보자부터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기 위해서다. 여야는 23일 국회 원(院) 구성에 합의해 해당 상임위별로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언제든 열 수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문창극#국무총리 후보#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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