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포스코,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5일 03시 00분


“재무적 부담 비해 시너지 크지 않아”… 權회장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안해”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를 포기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은 2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가 감당해야 할 재무적 부담보다 동부 패키지 인수 후 미래 수익성이나 그룹 전체에 미칠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올 3월 말 포스코에 동부인천스틸 인수를 요청하면서 동부발전당진 인수 우선협상권까지 주는 ‘패키지 딜’을 제안했다. 포스코는 내부 전담팀을 꾸려 지난달 말 현장 실사를 마쳤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판단한 동부 패키지의 기업 가치가 동부그룹이나 산업은행이 원하는 가격에 훨씬 미치지 못하자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았다. 권 회장은 “포스코는 매도자 측(동부제철과 산은) 기대에 부합하는 가격을 제안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당시 두 회사의 장부가를 약 9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시장 가치는 1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봤다. 동부그룹으로부터 동부 패키지 매각 전권을 위임받은 산은은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에라도 팔려고 했지만 포스코가 응하지 않은 것이다.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 인수를 포기한 직접적인 이유는 재무적 부담 때문이라는 게 국내 철강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4∼2016년 그룹 총 투자액을 직전 3년간 투자액의 절반 수준인 12조6000억 원으로 줄인 상태다. 시설 노후화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동부제철 인천공장(지난달 1일 동부제철에서 분사)을 인수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지분(60.3%) 매각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워낙 덩치가 커서 한국 기업 중에는 통째로 살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사업을 분리해 팔면 기업가치가 오히려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해외 네트워크와 상업생산에 들어간 미얀마 가스전 등 대우인터내셔널의 강점을 포스코가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안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포스코#동부제철#동부발전당진#대우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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