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미겔 에레라 감독(46·사진)은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사령탑 가운데 가장 적은 연봉(약 1억7000만 원)을 받는다. 그런 에레라 감독이 요즘 멕시코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걱정하던 멕시코를 단숨에 다크호스로 일으켜 세웠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24일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2승 1무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6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다.
불과 8개월 전만 해도 멕시코는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멕시코는 북중미 최종 예선에서 온두라스와 미국, 코스타리카 등에 연달아 패하며 대륙별 쿼터를 따내는 데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감독 3명이 교체됐다. 위기감을 느낀 멕시코 축구협회가 지난해 10월 선택한 ‘소방수’가 바로 에레라 감독이었다. 정식 감독도 아닌 임시 감독이었다.
에레라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멕시코 축구 사상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35)를 대표팀으로 불러들여 주장을 맡겼다. 마르케스를 중심으로 조직력을 회복한 멕시코는 뉴질랜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며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마르케스는 이날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도 후반 27분 선제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관심은 ‘에레라의 마법’이 멕시코를 어디까지 인도하느냐에 쏠렸다. 멕시코는 지난 5개 대회 연속 16강에 올랐지만 5번 모두 16강에서 탈락했다.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은 자국에서 열린 1970년과 1986년에 기록한 8강이다. 첫 단추는 30일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16강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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