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시장 지각 변동]<하>진화하는 입맛에 시장 재편
캔-컵에 든 커피음료 빠르게 성장… 유제품-콜라회사도 시장 뛰어들어
원두커피는 사용 편한 캡슐 인기…전문점은 고급제품으로 차별화
한국인의 커피 소비 양상이 달라지면서 시장의 중심축도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스턴트커피와 크리머·설탕이 든 커피믹스의 급격한 성장세는 최근 몇 년 새 확연히 꺾였다. 커피전문점의 원두커피 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점점 인스턴트커피를 멀리하기 때문이다.
대신 캔이나 컵에 든 RTD(Ready To Drink) 커피음료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고급 커피 수요가 늘면서 캡슐커피 머신과 커피 전문점 경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식품시장에 탄탄한 기반을 다진 서울우유, 일화 등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며 기존 강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 급성장하는 RTD 시장에서 경쟁 가열
RTD 커피음료 시장은 2011년 약 6400억 원에서 지난해 8100억 원 정도로 2년 사이 30% 가까이 성장했다. 캔커피 레츠비와 칸타타를 보유한 롯데칠성이 RTD 시장 1위를 지키는 가운데 매일유업(카페라떼), 코카콜라(조지아), 빙그레(아카페라) 등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우유 1위 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도 3월 빨대를 꽂아 바로 마실 수 있는 컵커피 브랜드 ‘스페셜티 카페라떼’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최근엔 TV 광고도 시작했다. 2009년부터 일본 최대 커피 브랜드 도토루와 제휴해 커피음료를 만들었으나 이를 접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커피믹스 시장의 강자인 동서식품(티오피)과 남양유업(프렌치카페)도 RTD 마케팅에 점점 힘을 주는 추세다. 이정기 한국커피협회장은 “포장기술이 발달하면서 RTD 커피에 원두커피의 향미를 살리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라테 등 다양한 맛을 내는 것도 가능해 앞으로 시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원두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마실 수 있는 캡슐커피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시장에선 네슬레(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돌체구스토)가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남양유업 등이 진출하며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까페이탈리아’도 들어왔고 ‘포르테커피’라는 국내 업체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남양유업도 지난해 말 ‘더 파드 식스 커피’라는 커피 머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 커피전문점은 고급화 바람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커피전문점은 고급화를 지향하는 경쟁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각종 커피 브랜드가 난립하자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한 확장보다는 차별화를 통해 고급 시장을 형성하려는 것이다.
실제 올 들어 유명 커피전문점마다 속속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 외에 탐앤탐스(더 칼립소) 투썸플레이스(스페셜티 핸드 드립 바) 할리스(커피클럽) 등이 각각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일화도 다음 달 ‘카페 코나퀸즈’의 2, 3호점을 새로 열며 커피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 커피전문점은 직접 운영하는 하와이 농장의 코나 커피를 한국으로 들여와 파는 프리미엄 매장으로 핸드드립 커피 1잔에 1만1000원을 받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피 시장이 포화됐다는 시각이 많지만 캡슐커피 등 고급 커피 수요는 여전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식품 대기업과 해외 업체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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