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과 ‘집단자위권’ 합의
27일 연립여당에 최종안 제시후… 7월 1일 각의서 헌법해석 변경
“자위대 파병-무력사용 확대될 것”… 日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커져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24일 열린 여당협의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큰 틀에 합의했다. 그동안 신중론을 제기해온 공명당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동의함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1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허용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허용되면 평화헌법 아래 ‘전수방위(專守防衛·방어를 위한 군사력만 행사)’를 원칙으로 해온 일본이 사실상 전쟁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보통국가’로 거듭나게 된다. 일본의 안보정책이 180도 바뀌게 되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치적 신념인 ‘전후체제 탈피’라는 목적에도 더 바짝 다가설 수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24일 열린 여당협의에서 집단적 자위권의 전제 조건인 ‘무력행사의 신(新) 3요건’에 합의했다. 13일 자민당이 제시한 초안은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일어나 국민의 생명, 자유, 행복 추구의 권리가 근본적으로 부정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수정안에서 ‘우려’라는 문구는 ‘명백한 위험’으로, ‘타국’은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국’으로 각각 대체됐다. 무력행사 요건을 초안보다 더 한정해서 만들었고 이를 공명당이 받아들였다.
자민당이 처음 ‘무력행사의 3요건’을 제시했을 때만 해도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기타가와 가즈오(北側一雄) 부대표 등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을 각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결론을 이미 내려놓고 공명당을 지속적으로 압박했고 자민당 내부에선 “공명당과의 연립을 해체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자 태도를 바꿨다. 결국 공명당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면서 ‘연립정권 유지’를 선택했다.
정부는 27일 자민당과 공명당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최종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지도부 차원에서 집단적 자위권 허용에 공감대를 이룬 공명당은 당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초 집단적 자위권을 각의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아사히신문은 25일 “새로운 3요건 중 ‘명백한 위험’ 등의 표현은 여전히 애매해 정권에 따라 자위대의 해외 무력사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방위성 관료였던 고이케 기요히코(小池淸彦) 니가타(新潟) 현 가모(加茂) 시장은 25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길을 한번 열면 확대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본에 해외 파병을 요구하는 미국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가까운 장래에 일본인이 피를 흘리는 시대가 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징병제를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집단안전보장’은 자위대의 활동 범위 확대를 우려하는 공명당의 반대로 각의 결정 문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집단안전보장이란 침략행위를 한 국가에 대해 유엔 결의 등에 기초해 가맹국이 일제히 제재를 가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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