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6세 미만 아이 둔 엄마의 90% “전업주부보다 직업 갖는게 좋아”
딸 둘과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여교사 김소연(가명·36) 씨는 맞벌이 부부생활을 하는 ‘워킹맘’이다. 미취학 자녀가 셋이나 돼 직장을 그만두려고도 했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김 씨는 “아이를 돌보지 못해 아쉽지만 육아비용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자녀가 있는 여성 10명 중 9명은 전업주부로 생활하기보다 직업이 있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4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26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미취학 자녀(만 6세 미만)를 둔 여성의 90.9%가 직업이 있는 편을 선호했다. 전업주부로 아이를 키우기보다는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키워야 육아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 시기와 관련해서도 ‘가정 일에 관계없이 계속 취업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38%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취학 자녀를 둔 워킹맘 2명 중 1명(52.5%)은 출산이나 육아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일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전업주부들은 만약 취업을 한다면 출산 전 또는 자녀 성장 이후에 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41.8%로 가장 많아 워킹맘들과 차이를 보였다.
여성의 취업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미취학 자녀가 있는 여성의 72.8%가 육아부담을 꼽았다. 현재 미취학 자녀가 없는 여성도 절반가량(51.0%)이 육아부담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육아부담 이외의 취업 장애요인으로는 사회적 편견이나 관행(17.6%), 불평등한 근로여건(11.3%) 등을 꼽았다.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을 관두게 된 여성도 많았다. 15∼54세 기혼여성 가운데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5명 중 1명(20.1%)꼴로 집계됐으며, 직장을 그만두게 된 사유는 결혼(45.9%), 육아(29.2%), 임신 또는 출산(21.2%) 순이었다.
배우자가 있는 전체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지난해 기준 10명 중 4명꼴(42.9%)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 맞벌이 가구가 50.8%로 가장 많았고 50대(49.9%), 30대(40.6%) 순이었다. 맞벌이 가구의 소득은 맞벌이 외 가구보다 높은 편이었다. 지난해 전국 맞벌이 가구 월평균 경상소득은 496만 원으로 맞벌이 외 가구 345만 원보다 151만 원 더 많았다.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에 대한 요구는 언제나 있어왔다”며 “자아성취감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자녀 양육 비용도 상당하기에 장기적인 보육을 생각해서라도 직장활동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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