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손흥민 통곡의 첫 월드컵
“이기고 싶은 마음 누구보다 큰데 16강 좌절 죄송… 책임감 느낀다
더 이상 어리다 생각하지 않을 것”
얼마나 울었을까. 눈 주위가 퉁퉁 부었다. 입술을 뗄 때마다 목구멍 속에서 올라오는 아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금방이라도 다시 울음을 터뜨릴 듯한 모습이었다. 27일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손흥민(22)은 여전히 아쉬움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선배들이 다가가 위로했지만 소용없었다. 홍명보 감독에게 안겨 또 눈물을 쏟았다. 그의 첫 월드컵은 그렇게 막이 내렸다.
대표팀 막내인 그는 “졌다는 사실이 너무 싫다. 막내로서 형들에게 제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이어 “나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다. 16강 진출 실패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247분을 그라운드에서 뛰었다. 대표팀의 첫 골은 아니었지만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자신의 월드컵 데뷔 골을 쏘아 올렸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뛰어난 활약으로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도 과감한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로 벨기에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를 막기 위해 2명 이상의 수비수들이 달라붙었다. 대표팀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개인적으로는 기대한 것보다 안 좋아서 너무 실망했다. 월드컵이 얼마나 큰 무대인지 알게 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더 이상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다음 월드컵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말끝마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붙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보였다. 더 이상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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