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자사가 제작한 드라마의 한글 자막을 인터넷에 퍼뜨린 국내 아마추어 자막 제작자(미드 자막 제작자)들을 집단 고소했다.
29일 서울 서부경찰서는 워너 브라더스 등 미국 주요 방송사 6곳이 지난달 중순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자사 영상물에 대한 자막을 유통시킨 혐의로 고소한 35살 김모 씨 등 자막 제작자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 씨 등은 인터넷 포털 카페 4곳에서 해당 방송사들의 드라마나 영화 등에 대해 한글 자막을 만들어 파일을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자막은 2차 저작물에 해당돼 원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만들어 공유하면 저작권법에 위반된다며 미국 방송사들이 불법적인 관행을 제재하기 위해 고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은 저작권법 위반 행위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미국 대형 방송사들은 이들 자막 제작자들이 신속히 자막을 퍼뜨려 큰 피해를 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며 “미국 드라마를 국내 케이블TV에선 관련 수익 악화로 대책회의가 열렸고, 전문번역가들도 고사 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방송사들은 소송을 통한 합의금보다는 불법 관행에 대한 제재 목적이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드 자막 제작자 집단고소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미국 방송사, 미드 자막 제작자 고소? 정식 번역가보다 더 마니아 입맛에 맞는 번역 자막인데”, “미드 자막 제작자 고소라니, 질 높은 번역 자막을 보기 어려운 것인가?”, “미드 정식 번역가들이 번역을 너무 대충대충 엉망으로 한다” 등 불만의 목소리를 보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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