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英 인사 ‘어드밴티지 시스템’ 제안
전후반 뒤 3명씩 승부차기 먼저… 연장서 승패 갈리면 그대로 인정
동점일땐 승부차기 결과대로
“월드컵은 열정의 무대다. 연장전에서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러나 승부차기는 비극으로 끝날 뿐이다.”-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28일(현지 시간) 2014 월드컵 16강전에서 개최국 브라질과 맞붙어 승부차기 끝에 패한 칠레는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선수 중에서는 1994년 월드컵 이탈리아 대표 로베르토 바조(47)가 제일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인물이 아닐까. 바조는 이 대회에서 팀의 8골 중 5골을 책임졌지만 브라질과의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 때문에 적잖은 비난에 시달렸다.
토너먼트가 시작되면 반드시 승자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축구의 아름다움은 ‘골의 희소성’에서 나온다. “악마가 만든 제도”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차악(次惡)으로서 승부차기 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순서만 바꿔보면 어떨까. 연장전이 끝난 뒤 승부차기를 하는 게 아니라 승부차기를 먼저 하고 연장전을 시작하자는 뜻이다. 이런 주장을 처음 한 건 유럽에서 축구 TV 중계권 협상가로 일하고 있는 헨리 버틀스 씨. 그는 “축구에 어드밴티지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말했다.
어드밴티지 시스템에서는 전·후반 90분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승부차기를 한다. 이때 지금처럼 5명으로 승부를 가리는 게 아니라 3명만 찬다. 그 다음 연장 전·후반 30분 경기를 벌인다. 연장전에서 승패가 갈리면 승자를 그대로 인정하되, 동점일 때는 승부차기 승자가 그대로 승리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버틀스 씨는 “이렇게 하면 승부차기 패배 팀이 연장전에서 더욱 안간힘을 쓰기 때문에 승부차기가 아닌 골로 승부가 갈릴 확률이 높다. 또 승부차기가 주는 짜릿함도 그대로 지킬 수 있고, 선수들도 승부차기 실축을 만회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어드밴티지야말로 축구 친화적이고, 선수 친화적인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승부차기에서 이긴 팀이 연장전 내내 ‘침대 축구’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단 한 골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종목이라면 버틀스 씨 주장이 마냥 허튼 소리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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