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 서울시의원이 재력가 송모 씨에게 진 빚 5억2000만 원의 성격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2010년) 선거 직후라 경제적으로 쪼들렸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한 동료 시의원은 “검소한 의원이었다. 2010년 선거 유세 때도 자기 차로 유세를 다니는 등 ‘저렴한’ 선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단순히 돈이 부족해 빌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은 “김 의원이 송 씨에게서 민원을 해결해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는데 그 민원이 해결되지 않아 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가 자기 소유의 건물이 있는 토지를 상업지구로 바꿔주는 조건으로 김 의원에게 돈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송 씨가 소유한 웨딩홀과 호텔, 주차빌딩 등은 대부분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설정돼 있다. 제2종 근린생활시설은 일반음식점, 서점, 제과점, 당구장 등 주택가와 인접해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도울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경찰은 근린생활시설을 상업지구로 바꾸면 땅값과 건물값이 3, 4배가 오르기 때문에 송 씨가 용도변경을 청탁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한신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의원은 야당 중진인 S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일 열심히 하고 판단력이 탁월한,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는 서울시의회에서 도시계획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일했고 지금까지 101건의 입법 발의를 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6·4지방선거에선 강서구 제2선거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과는 무관한 개인적 차원의 문제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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