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강서구 내 웨딩홀과 호텔 등 건물 여러 채를 소유한 수천억 원대의 재력가 송모 씨(67)를 살해하라고 교사한 혐의로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강서 제2선거구·44)을 26일 구속 수감했다고 밝혔다.
김형식 의원의 부탁을 받고 3월 송 씨를 살해한 뒤 도주한 팽모 씨(44)도 중국 공안에 붙잡혀 24일 한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뒤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형식 의원은 2010~2011년 사이 송 씨에게 4차례에 걸쳐 5억2000만 원을 빌린 뒤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재선에 못 나가게 하겠다고 송 씨가 협박한다"며 팽 씨에게 살인을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형식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지만 24일 경찰에 체포된 뒤 탈당했다.
팽 씨는 김형식 의원이 "(살인) 왜 안 해?"라며 범행을 독촉했으며, 이후 송 씨의 동선과 살인에 적합한 시간을 알려주고 범행 도구까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팽 씨는 "김형식 의원에게 살인 지시를 받고 살인 무기(손도끼와 전기충격기)도 건네받았다. 살해 후 증거물을 태운 것도, 중국으로 도망간 것도 김형식 의원의 지시였다"고 진술했다.
또한 팽 씨는 김형식 의원이 범행 전 자신에게 "만약 잡히면 '김형식 의원에게 갚을 돈이 있는데 송 씨가 김형식 의원을 경제적으로 압박해 나에게 돈을 갚으란 압박이 올까 봐 죽였다'고 진술하고, 여의치 않으면 자살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팽 씨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김형식 의원에게 전화했지만 "목숨을 끊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팽 씨는 중국 구치소에서 대여섯 차례 자살을 기도해 중국 공안이 결박을 해놔야 했다.
김형식 의원은 "살인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건네줬다는 전기충격기에 대해선 "호신용으로 차에 넣고 다녔는데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형식 의원과 팽 씨가 범행 전후 수차례 '대포폰'과 공중전화로 통화한 기록, 김형식 의원의 지장이 찍힌 5억2000만 원의 차용증이 피해자 송 씨의 금고에서 발견된 점, 팽 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을 근거로 김형식 의원의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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