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 서부지역(일명 내포지역)을 두 차례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이 일대 천주교 유적지를 세계적인 순례길로 조성하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시됐다.
내포교회사연구소장인 김정환 신부는 2일 충남발전연구원과 당진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교황의 충남 방문 의미와 가치’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교황의 한국 방문이 성사된 계기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며 “종교행사가 국제행사로 확대된 만큼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내포지역을 세계적 순례길로 조성하는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 서산, 홍성 일대를 지칭하는 내포지역에는 솔뫼성지, 해미순교성지, 신리성지, 여사울성지, 합덕성당, 공세리성당 등이 밀집해 있다.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는 ‘초기 천주교의 충청도 선교와 사회문화적 특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초기 천주교사에서 충청도 지역 중 가장 큰 신앙공동체가 형성됐던 곳은 내포지역으로 특히 홍주(홍성), 덕산(예산), 천안 등지에는 양인이나 천인 출신 신도들이 중심이었다”며 “이는 당시 내포지방을 중심으로 신분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평등사상을 실천하는 등 민중종교운동의 움직임을 보였고, 신분해방이 전제가 되는 근대사회의 형성에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을 방문하게 된 계기도 이 지역이 지닌 천주교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가치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에 이어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의 진행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김성태 합덕성당 신부, 오석민 충남역사박물관장, 유병덕 충남도 문화예술과장 등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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