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격 폭락에 재고-폐사 늘어… 광어의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4일 03시 00분


1kg 8000원대 출하… 원가 못미쳐… 제주양식수협, 100t 긴급 수매

제주의 대표적 양식어종인 광어(넙치)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가격이 폭락하면서 재고량은 쌓이고 폐사가 늘어나는 등 양식업계가 3중고를 겪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어류양식수협은 1kg짜리 광어 출하단가가 최근 8000∼9000원에 형성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내린 것이다. 1kg짜리 광어를 출하하는 데 사료값, 약품비, 전기세, 인건비, 종묘구입비 등을 합해 1만 원 안팎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

지난해 일본 방사능 위협으로 나타난 수산물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 위축 심리가 지금껏 이어지면서 가력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소비 위축 현상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소비가 안 되다 보니 양식장끼리 가격 인하 경쟁을 하는 덤핑까지 벌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침체에 양식장까지 늘어나면서 출하되지 못한 광어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광어 보유량은 1만96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늘었다. 광어 폐사량도 덩달아 늘어 지난달까지 3278t이 폐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양식장은 351개로 2012년(334개)에 비해 17곳이 늘었다. 양식장이 노후화되고 과밀 사육으로 인해 질병이 확산되면서 폐사하는 물량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은 10억 원의 기금을 투입해 100t가량의 양식 광어를 긴급 수매하기로 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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