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면서 중국 수출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시 주석 방한 기간 진짜 수혜주는 따로 있었다. 화장품 등 중국에 직접 완성품을 수출하는 소비재와 한류(韓流) 콘텐츠를 생산하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이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4.43%(6만7000원) 오른 158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 주석의 방한이 발표된 지난달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5.26% 오른 것이다.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지난달 27일 이후 4일까지 주가가 각각 10.99%, 7.3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6% 오른 것에 비해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중국에 밥솥을 수출하는 리홈쿠첸의 경우 시 주석이 한국에 도착한 3일 주가가 6.84% 오르기도 했다.
정보기술(IT),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높지만 이미 관세 면제 대상인 업종보다는 그동안 높은 관세를 적용받던 소비재가 실질적인 FTA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소비재 기업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터테인먼트주도 시 주석 방한 기간에 상승세를 보였다. 4일 코스닥시장에서 키이스트는 전날보다 3.98%(145원) 오른 379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10.49%나 올랐다. 키이스트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김수현의 소속사다. 4일 CJ엔터테인먼트 주가도 2.47% 오른 4만6800원을 기록했고 ‘겨울연가’, ‘찬란한 유산’, ‘해를 품은 달’ 등을 제작한 팬엔터테인먼트도 4.99% 올랐다.
3일 ‘한중 영화공동제작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관심도 한몫했다. 펑 여사는 창덕궁에서는 “드라마 ‘대장금’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한글 ‘별’과 ‘꽃’ 모양의 병따개를 선물받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하며 친숙함을 표시했다.
정하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 공동제작 영화는 중국 현지에서 자국 영화로 인정돼 수출제한제도의 대상이 되지 않아 중국 수출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중국인의 소득 증가와 맞물려 화장품, 패션, 식품, 관광산업 등의 실적 개선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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