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천 아시아경기에 응원단]
이례적 ‘공화국 성명’ 발표… 가장 格 높은 형식으로 대남발표
김정은 ‘통일사업’ 업적 과시용인 듯… 南南갈등 노린 심리전 가능성도
북한이 7일 공화국(정부) 성명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들고 나온 강온양면 전술은 올해 초에 이어 벌이는 파상적인 ‘2차 평화공세’의 전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올해 초 1차 평화공세 되풀이
‘1차 파상적 평화공세’는 올해 1, 2월에 집중됐다. 북한은 1월 16일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 제안’을 통해 △비방 중상 중단 △군사적 적대 행위(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 등을 주장했다. 같은 달 23일 국방위 명의의 공개 서한을 발표하며 똑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공개 서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명’임을 강조하며 격을 높이는 형식이었다. 그 이후에 남북 고위급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이 이어졌지만 북한은 3월 한미 연합 군사연습(키 리졸브) 이후 대남 강경 비난 모드로 돌아섰다.
지난달 30일 국방위 명의의 특별제안을 발표한 뒤 발표 주체의 격을 높인 패턴도 1차와 비슷하다. 다만 이번 성명은 북한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가장 격이 높은 형식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북한 정부 성명이 대남 정책 분야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내용 면에서 ‘2차 평화공세’가 1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되풀이했고, 드레스덴 대북 제안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거부하는 등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거리를 뒀다.
○ “외세는 중국 겨냥한 것”
정부는 이번 정부 성명은 오히려 북한이 대외-대내-대남 측면에서 공세적으로 얻어내려는 것이 많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성명은 외세 배척을 반복하고 있다. 외세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직전인 지난달 30일 국방위의 특별제안에서 7일에 중대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 이번 성명으로 나온 것이기도 하다.
대내적으로는 김일성 사망 20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남긴 할아버지처럼 통일사업에서 업적을 내세우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과시하는 용도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권의 정통성 안착이 제1과제인 김정은으로서는 경제 발전, 자위력 강화에 이어 대남사업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할 업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일전선 차원에서 응원단 파견을 활용해온 북한이 이번에도 미모의 여성을 앞세워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는 대남 심리전을 펼칠 수 있다는 얘기다.
○ 을지훈련 문제 삼을 가능성 상존
북한에서 시작된 평화공세가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남북 물밑 접촉 및 대화 기류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취소를 걸어놓은 상태다. 한국 정부는 통상적 훈련 중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여서 을지연습이 시작되면 3월 키 리졸브 훈련 때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전영선 건국대 교수는 “북한이 ‘대화로 가는 것, 전쟁으로 가는 것’ 모두 남측 태도에 달렸다는 대외 메시지를 보내며 한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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