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현금 수십억 원을 지닌 채 도피 중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8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유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피신했던 5월 4일경 인근 임야와 농가 매입을 위해 A 씨를 만나 현금이 가득 들어있는 여행가방에서 2억5000만 원을 꺼내 대금을 치렀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매매 현장에 있었던 A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가방이 5만 원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보였고, (여행가방의) 크기로 미뤄봤을 때 20억 원가량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전남지역 신도 대표 격인 추모 씨(60·구속)의 소개로 A 씨를 만나 임야 및 농가 6만500m²를 매입했다. 법원은 2일 이 부동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명령을 내렸다.
한편 검찰은 5일 클리앙 이사 겸 구원파 의료회장인 구회동 씨(50) 등 금수원 핵심 인사 5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구원파 토요예배 설교를 맡거나 서울 여의도 집회를 주도한 ‘구원파비상대책위원회’의 핵심 인사들이다. 검찰은 구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구원파 신도 명단 및 십일조 명세를 토대로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을 차명 관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신도들의 계좌를 추적할 방침이다.
검찰은 명단과 함께 압수한 스마트폰을 분석해 구원파 핵심 인사들이 주고받은 메시지의 내용도 분석 중이다.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이 해외에 서버를 둬 감청이 어려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바이버’를 이용한 사실을 파악하고 메시지 송수신 기록을 추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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