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7·14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낸 당권 주자 9명이 8일 오후 첫 TV토론회에서 열띤 대결을 벌였다. TV토론회가 두 차례로 한정돼 있고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전체 투표에 30% 반영되는 만큼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 승부를 거는 모습이었다.
100분간 9명이 토론을 벌였지만 차기 당대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친박(친박근혜) 맏형’인 서청원 의원과 ‘비주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에 대해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 서청원, “정치 경륜 쏟아 헌신”
서 의원은 7선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정치 경험을 강점으로 부각시켰다. 서 의원은 “대한민국이 대단히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내가 오랜 정치 경륜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다 쏟아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또 “당이 최소 분기별로 청와대와 정례회의를 통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전달하는 수평적 당청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며 “신뢰가 없으면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무성 의원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셈. 그는 “당과 국회에 통일헌법 논의기구도 설치하겠다”고 했다.
○ 김무성 “당 얼굴로 내가 제격”
김무성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7·30 재·보궐선거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누가 당의 얼굴이 되느냐는 것”이라며 “제가 당의 얼굴로 제격이라고 생각해 출마했다”고 했다. 당청관계와 관련해선 “당과 정부, 청와대는 유기적 협조와 건전한 견제 기능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해선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진 것을 이제 인정해야 하며, 대통령도 과거와는 달리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청와대에서 여야 원내대표를 만난다고 하니 정치가 슬슬 복원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2008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한 것이 해당행위가 아니냐는 박창달 전 의원의 질문에는 “18대 공천에서 친박 좌장이라는 이유로 공천 학살을 당한 사람”이라며 “이런 것을 해당행위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2강 구도를 형성한 두 후보를 제외한 다른 7명의 후보도 자신의 포부 밝히기에 적극 나섰다. 이인제 의원은 “혁신을 가로막을 기득권이 없다”며 “개혁의 불씨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도 “한국 정치의 진영 논리가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낡은 권력구조를 고쳐야 하며, 헌법의 대대적 손질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 미묘한 ○×퀴즈
이날 9명의 후보들은 8개의 ○×퀴즈를 풀었다. 남은 기간에 후보 간 합종연횡에 나서겠냐는 질문에 서 의원은 고심 끝에 ‘중립’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뜻이 맞는 후보끼리 연횡할 수 있는 거다. 현재 그렇게 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며 ‘찬성’을 택했다.
7·30 재·보선 공천에 대해 서청원, 김무성, 김을동 의원은 문제가 없다고 했고 나머지 6명은 돌려막기식 공천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서 의원, 김무성 의원은 중립을 택했다. 반면 이인제, 홍문종, 김을동 의원은 ‘반대’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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